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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확전, 9만4천명 피란…바브엘만데브가 다시 세계 물류를 흔든다

후티의 홍해 연안 진격과 사우디의 대응이 겹치며 인도주의 위기와 해상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예멘 서부 전선의 급격한 확전으로 약 9만4천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났고, 2,400명 넘는 주민이 바브엘만데브해협을 건너 지부티로 피신했다. 모카항 주변 도로와 통신망이 손상되면서 구호품 수송까지 막혀 민간인 피해가 전선 밖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2026-09-16 09:52 조현진 기자
자료사진: Nações Unidas X

예멘 서부 전선의 급격한 확전으로 약 9만4천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났고, 2,400명 넘는 주민이 바브엘만데브해협을 건너 지부티로 피신했다. 모카항 주변 도로와 통신망이 손상되면서 구호품 수송까지 막혀 민간인 피해가 전선 밖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후티는 홍해 연안의 모카항과 바브엘만데브 인근 전략 섬 세 곳을 장악하며 해상 요충지에 대한 영향력을 넓혔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의 전투도 다시 격화됐다. 세계보건기구 집계로 지난 일주일 동안 양측 전투에서 500명 넘게 숨졌고, 그 전주 사망자 약 200명보다 피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인도주의 상황은 이미 한계에 가깝다. 예멘 인구 4,100만 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지원을 필요로 하고, 새 피란민 다수는 식량과 식수, 임시 거처,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 지부티로 건너간 사람의 60% 이상은 여성과 어린이, 고령자로 파악됐다.

이번 확전이 국제 문제인 이유는 전투 현장이 바브엘만데브해협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상선과 에너지 수송선이 지나는 길목이다. 유엔은 치안이 더 나빠져 선박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 운항 기간이 25~30일 늘어나 운송비와 구호품 도착 시간이 함께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부터는 군사적 승패보다 위험의 전이 경로를 봐야 한다. 후티가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지 않더라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 해운사와 보험사는 항로를 피하거나 더 높은 비용을 요구한다. 호르무즈해협의 불안까지 겹친 상황에서 바브엘만데브가 흔들리면 중동 원유의 우회 수송과 수에즈 운하를 통한 세계 물류가 동시에 압박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군사 대응을 확대하면 본토의 석유 시설과 도시가 추가 공격에 노출될 수 있고, 외교적 해법을 택하면 후티의 새 점령지가 굳어질 수 있는 딜레마에 놓였다. 이집트도 수에즈 운하 통행 감소가 재정에 직접 타격을 주는 만큼 홍해 항행 안전을 핵심 이해관계로 보고 있다.

예멘의 이번 위기는 오랫동안 지속된 내전의 재발에 그치지 않는다. 민간인 피란, 사우디와 이란의 역내 경쟁, 홍해 해상보험료와 운송비가 하나의 위기로 연결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우선 과제는 민간인과 구호 통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바브엘만데브가 또 하나의 장기 봉쇄 지점으로 굳어지는 것을 막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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