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진료 6명 중 1명 예방 가능 피해…WHO가 짚은 ‘긴 치료의 빈틈’
진단 지연·약물 오류·소통 실패가 장기 치료에 누적…수치의 정의와 근거 범위는 구분해야
만성질환 환자들이 진료 과정에서 예방할 수 있는 피해에 노출되는 문제가 세계 환자안전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치료 기간이 길고 진료 기관·검사·약물이 늘어날수록 한 번의 큰 사고보다 진단 지연, 약물 오류, 검사 결과 누락,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소통 실패가 이어지는 구조적 위험을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만성질환 환자들이 진료 과정에서 예방할 수 있는 피해에 노출되는 문제가 세계 환자안전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치료 기간이 길고 진료 기관·검사·약물이 늘어날수록 한 번의 큰 사고보다 진단 지연, 약물 오류, 검사 결과 누락,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소통 실패가 이어지는 구조적 위험을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세계보건기구는 9월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비감염성질환 환자 약 6명 중 1명이 진료 중 예방 가능한 피해를 경험한다는 새 분석 추정치를 공개했다. 일반적인 진료에서 보고된 피해 추정치보다 약 세 배 높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이 발언에는 분석에 포함된 국가와 환자 수, 조사 기간, 피해의 정의, 통계 모형이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6명 중 1명’은 전 세계 모든 만성질환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확정 비율이 아니라 WHO가 발표한 요약 추정치로 읽어야 한다.
9월 17일 세계 환자안전의 날 공식 자료는 범위를 더 넓혀, 전체 진료 환자 10명 중 1명이 피해를 겪고 그 가운데 약 절반은 예방 가능한 것으로 본다. 암 진료에서는 최대 3명 중 1명에게 이상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혈관질환·암·당뇨병·만성호흡기질환처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은 반복 진료와 복합 치료가 많아 위험에 노출될 기회도 늘어난다는 것이 WHO의 분석이다. 이 수치들은 질환과 의료 환경, ‘피해’와 ‘예방 가능 피해’의 정의가 서로 달라 단순히 한 줄로 서열화할 수 없다.
독립된 기존 근거도 예방 가능한 환자 피해가 약물과 치료 과정에 집중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2019년 BMJ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2000년부터 2019년 1월까지의 관찰연구 70편, 환자 33만7천25명을 종합해 예방 가능한 피해의 통합 유병률을 6%로 추정했다. 그중 12%는 중증이거나 사망으로 이어졌고, 약물 관련 사건이 25%, 기타 치료 관련 사건이 24%를 차지했다. 그러나 연구 간 이질성이 크고 근거가 일반병원과 고소득 국가에 치우쳤으며, 이번 WHO의 만성질환 전용 추정치와는 대상과 산출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 자료가 아니다.
핵심은 환자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진료 전 과정의 연결을 안전하게 만드는 데 있다. WHO는 예방·조기진단부터 치료, 장기관리, 가정과 지역사회 돌봄까지 위험을 점검하고, 일차의료와 의료진 지원, 환자의 의사결정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자는 복용 중인 약과 검사·진료 기록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공유하고 설명이 불분명할 때 확인 질문을 할 수 있지만, 약을 임의로 시작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증상 악화나 호흡곤란·의식 저하 같은 위급 상황은 기사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기관의 즉각적인 평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