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계약 감축 ‘특혜’ 논란…질병청 “선제 조정, 제재 대상 아냐”
올해 국가예방접종(NIP) 독감 백신의 공급 계약을 둘러싼 논란이 접종 철에 번지고 있다. 일부 언론이 질병관리청이 해외 제약사의 납품 차질에도 지체상금이나 입찰 제한 없이 계약 물량을 줄여 줬다고 지적하자, 질병청은 14일 설명자료를 내고 계약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면제한 것이 아니라 수급 위험에 앞서 대응한 조치라고 밝혔다.
올해 국가예방접종(NIP) 독감 백신의 공급 계약을 둘러싼 논란이 접종 철에 번지고 있다. 일부 언론이 질병관리청이 해외 제약사의 납품 차질에도 지체상금이나 입찰 제한 없이 계약 물량을 줄여 줬다고 지적하자, 질병청은 14일 설명자료를 내고 계약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면제한 것이 아니라 수급 위험에 앞서 대응한 조치라고 밝혔다.
쟁점의 출발점은 조선비즈 보도다. 이 보도는 보건당국과 업계를 인용해 사노피의 NIP용 공급 물량이 225만 도즈에서 175만 도즈로 50만 도즈 줄었고, 질병청이 인플루엔자 백신 물품 구매 특수조건의 계약 변경 조항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정부 조달 단가가 도즈당 평균 8954원으로 고정된 반면 민간 시장 공급 단가는 1만5000원 이상이어서, 감축 물량이 민간 시장으로 돌려진 점을 업계가 문제 삼았다는 내용이다. 사노피코리아는 생산 일정 차질과 국내 반입 뒤 국가검정 승인 절차 때문에 공급이 늦어진 것이며 수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줄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들 수치는 보도 내용이며 질병청이 설명자료에서 별도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질병청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백신주 변경과 표준품 공급 지연으로 전 세계 공급 일정이 불확실해져, 실제 납품 지연이 생기기 전에 납품기한 이전 사전 협의로 공급계획과 물량을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국가계약법상 지체상금은 정당한 사유 없는 이행 지연을, 입찰참가자격 제한은 계약 불이행이나 주요 조건 위반을 전제로 하므로 이번 사안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9월 1일부터 제조·수입사와 5차례 간담회를 열어 생산·수입·출하 현황을 점검했다고도 설명했다.
독자에게 직접 닿는 부분은 접종 일정과 물량이다. 질병청은 9월 18일 설명자료에서 사노피 몫 50만 도즈를 GC녹십자 제품으로 대체해 국가예방접종용 정부 조달 물량 약 1,233만 도즈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고, 민간 접종용 37만 도즈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 접종은 10월 6일 시작됐고 지역별 불균형은 접종 기간 12회 재분배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논란은 백신의 안전성이나 효과가 아니라 계약 관리와 수급의 문제다. 접종 대상과 가능한 의료기관은 보건소나 위탁의료기관에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분석하면 이번 사안의 핵심은 두 가지 판단이 갈리는 지점이다. 하나는 사전 협의에 따른 물량 조정을 제재 면제로 볼 것인가, 정당한 수급 관리로 볼 것인가이다. 다른 하나는 감축분이 높은 단가의 민간 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향후 납기 관리의 선례가 될 수 있는가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계약서의 세부 조건과 협의 시점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당국과 업계의 주장이 엇갈린 상태다. 질병청이 계약 변경 경위와 공급 현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공개하느냐가 논란을 가를 변수다. 위급하거나 이상 증상이 있으면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기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