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러 제재법 시행 이틀 전 면제…의회 여야 반발, 젤렌스키 "러시아만 돕는 결정"
미국 정부가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대러시아 제재법의 핵심 조항을 시행 이틀 전에 사실상 멈춰 세우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서방의 제재 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밤 행정명령을 통해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이 정한 제재와 제한,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혔고, 의회에는 이번 조치가 국익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인증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법은 러시아 관리와 은행, 에너지 수송을 떠받치는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제재하고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5개국에 최대 100% 관세를 물리도록 하는 내용으로, 대부분의 조항이 18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미국 정부가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대러시아 제재법의 핵심 조항을 시행 이틀 전에 사실상 멈춰 세우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서방의 제재 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밤 행정명령을 통해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이 정한 제재와 제한,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혔고, 의회에는 이번 조치가 국익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인증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법은 러시아 관리와 은행, 에너지 수송을 떠받치는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제재하고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5개국에 최대 100% 관세를 물리도록 하는 내용으로, 대부분의 조항이 18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이번 결정은 한 주 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러시아산 디젤 구매 합의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즉시 30만 톤 넘는 디젤을 공급하고 11월에 50만 톤, 이후 100만 톤을 추가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고유가가 11월 3일 중간선거의 변수가 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 합의가 '부정적 메시지'를 보내며 세계 유가에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 의원 6명을 포함한 상원의원 12명은 앞서 디젤 합의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미국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죄는 쪽에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사들이는 쪽으로 움직였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정치적 무게를 키운다.
의회의 반발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상원이 86대 11로 통과시킨 법을 집행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무책임을 넘어선 일'이라고 비판했고, 존 코닌 상원의원은 법안을 이끌다 올여름 숨진 고(故) 그레이엄 의원이 '경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으며,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디젤 합의를 막는 법안을 발의했다. 반면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의원은 면제 결정을 환영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통령 특사가 이번 조치를 '중대하고 진정으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7일 기자들에게 제재 완화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번 결정이 러시아에만 도움이 되고 전쟁을 멈추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과의 협상 트랙은 계속되며 다음 주 회동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브뤼셀 유럽이사회 결론에서 미국의 러시아산 디젤 제재 일시 해제에 유감을 표하고 추가 제재와 러시아인 비자 규제 강화를 긴급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법적 효력보다 실제 압박의 공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면제 권한을 근거로 들었고, 이 때문에 의회가 맞서더라도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미국 상·하원은 선거 뒤까지 휴회 중이라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 AP통신의 분석이다. 그 사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고,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전쟁 전보다 약 70% 줄어든 상황에서 러시아산 에너지의 시장 지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면제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그림자 선단과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에 대한 제재 집행이 실제로 멈추는지가 향후 서방 공조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