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세포 치료, 선행 임상연구 없이 심의만으로…복지부 위험도 ‘중위험→저위험’ 하향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얻은 면역세포를 배양해 다시 투여하는 자가면역세포 치료를 받으려면 앞으로 2~3년짜리 선행 임상연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길이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23일 대통령 주재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관계부처 합동 「바이오 분야 경쟁국 수준 규제합리화 방안」을 내놓고, 이 치료의 위험도를 법상 ‘중위험’에서 ‘저위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정책 목표와 안전성 검증 절차가 얇아진다는 우려가 정면으로 맞서는 사안이다.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얻은 면역세포를 배양해 다시 투여하는 자가면역세포 치료를 받으려면 앞으로 2~3년짜리 선행 임상연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길이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23일 대통령 주재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관계부처 합동 「바이오 분야 경쟁국 수준 규제합리화 방안」을 내놓고, 이 치료의 위험도를 법상 ‘중위험’에서 ‘저위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정책 목표와 안전성 검증 절차가 얇아진다는 우려가 정면으로 맞서는 사안이다.
복지부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이 치료는 중위험으로 분류돼,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직접 치료를 하려면 선행 임상연구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해야 했다. 위험도가 낮아지면 문헌자료를 제출하고 첨단재생바이오 심의위원회의 치료계획 심의를 통과하면 치료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일본이 안전성이 입증된 자가면역세포 치료를 저위험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고, 항암 치료가 급한 환자들이 국내에서 수년을 기다리거나 해외 원정 치료를 택하는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학신문에 따르면 이 조정안은 지난 6월 25일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쳤고, 정부는 10월 중 고시를 제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규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저위험으로 조정돼도 치료계획에 대한 심의위원회 심의는 받아야 하며, 면제되는 것은 선행 임상연구 의무다. 복지부는 위험도별 심의위원회 분리 운영과 동일·반복 치료계획의 신속 심의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경우를 ‘동일·반복’으로 볼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무릎 골관절염·만성통증 등을 대상으로 2년간 330명 규모의 정부주도 임상연구를 추진해 자가줄기세포 배양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해당 치료의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는 뜻이 아니라 근거를 만들기 위한 계획이다.
비판도 나왔다. 한겨레에 따르면 보건의료단체연합 이동근 정책위원은 위험도를 낮추면 최소한의 검증 절차가 생략돼, 그렇게 나온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이번 방안이 환자 접근성보다 바이오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우려했다. 복지부의 ‘안전성 입증’ 판단은 국내외 문헌과 임상자료에 근거한 것이고, 비판은 그 근거만으로 충분한지를 묻는 것이어서 쟁점은 어떤 자료를 어느 수준까지 심의 기준으로 삼느냐로 모인다. 방안에는 가명 의료정보 연구를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생명윤리법 시행규칙 개정과 제대혈은행 보관 세포를 쓰도록 하는 법 개정 추진도 함께 담겼으나, 법 개정 사안은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해 실제 범위는 후속 입법에서 정해진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규제 합리화에 따른 안전성 우려를 최소화하도록 안전 관리와 오남용 방지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고시에 담길 치료계획 심의 기준과 이상반응 관리 방식이 얼마나 구체적인지다. 자가면역세포 치료를 고려하는 환자와 가족은 치료의 적합성과 위험을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며, 치료 뒤 발열이나 호흡곤란 등 급한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의 진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