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 10차 동결…기름값 방어 뒤 재정 부담 커진다
19일부터 4주간 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 유지…국제유가 상승에 출구전략도 과제
국제유가가 다시 뛰는 가운데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의 최고가격을 한 차례 더 묶었다. 당장의 주유비 상승을 막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가격을 오래 억누를수록 정유사 손실 보전과 제도 종료 시점이라는 비용도 커진다. 이번 결정은 생활물가 방어와 재정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조치다.
국제유가가 다시 뛰는 가운데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의 최고가격을 한 차례 더 묶었다. 당장의 주유비 상승을 막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가격을 오래 억누를수록 정유사 손실 보전과 제도 종료 시점이라는 비용도 커진다. 이번 결정은 생활물가 방어와 재정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9월 18일 제10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기존 수준으로 동결했다. 19일 0시부터 4주간 정유사 출고가 기준 최고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직전 제9차와 같은 가격이며, 적용 기간이 정해진 확정 정책으로 잠정 통계는 아니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에도 민생 부담을 우선해 가격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도 11월 말까지 연장하고, 추석 연휴에는 한국도로공사 관리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가격을 9월 17일보다 리터당 100원 낮추기로 했다. 여러 완충 장치를 겹쳐 단기적인 소비자 가격 충격을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그러나 가격 동결이 원가 상승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최고가격과 시장 원가의 차이는 정산을 거쳐 보전해야 하므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오래 머물수록 정부와 업계가 나눠 부담할 비용이 늘어난다. 정부도 제도가 10차까지 이어진 만큼 출구전략을 검토하되, 다음 조정은 국제유가와 수급 상황을 보고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의 다른 신호와도 함께 봐야 한다. 정부는 수출 증가와 내수 개선을 경기의 버팀목으로 평가했지만, 에너지 비용 상승은 운송·석유화학·철강·자동차 등 원가 전가가 쉬운 업종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가 이어져도 주유비와 생산비 압박이 가계와 기업에 똑같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성패는 상한 가격 자체보다 그 뒤의 비용 배분에서 갈린다. 앞으로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국내 석유 수급, 유류세 감소분, 정유사 손실 보전액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가격을 급하게 풀어 생활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한시 조치가 상시 재정 부담으로 굳지 않게 하는 경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