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다 써도 빚 못 갚는 차주 3년반만에 반등…서울 집값도 85주째 상승
소득을 다 쏟아부어도 빚을 갚기 빠듯한 가계대출 차주 비중이 3년 반 만에 다시 늘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85주 연속 올라 부동산원 통계상 역대 최장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경제 전체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집값이라는 위험 신호는 오히려 다시 켜지는 모습이다.
소득을 다 쏟아부어도 빚을 갚기 빠듯한 가계대출 차주 비중이 3년 반 만에 다시 늘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85주 연속 올라 부동산원 통계상 역대 최장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경제 전체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집값이라는 위험 신호는 오히려 다시 켜지는 모습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25일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00% 이상인 가계대출 차주 비중은 7.1%로 집계됐다. 1분기 말 7.0%보다 0.1%포인트 오른 수치로, 2022년 말 이후 14개 분기 만의 상승이다. DSR 100% 이상 차주가 보유한 대출 잔액 비중도 23.6%로 1분기 말보다 0.2%포인트 늘어 역시 14개 분기 만에 반등했다. 전체 차주의 평균 DSR도 36.0%로 1분기 말 35.8%보다 올라 9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같은 시기 부동산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9월 셋째 주(21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3% 올라 85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이어졌던 종전 최장 상승 기록과 같은 수준이다. 앞서 한국은행이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점검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에서도 중장기 금융불균형 누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가 2분기 말 46.5로 2008년 이후 장기평균과 같은 수준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단기 금융불안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도 7월 19.3에서 8월 19.5로 올라 주의 단계를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을 곧바로 가계부채 위기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한국은행은 명목 국내총생산이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어 크게 늘면서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신용 비율 자체는 지난해 말 88.1%에서 올해 1분기 말 85.3%로 낮아졌고 2분기 말에는 81% 안팎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이 하락이 가계부채 자체를 억제한 효과보다 분모인 명목 국내총생산이 커진 영향이 더 크다며 실질적인 상환 능력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원으로 7월 6조4000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만 떼어 보면 4조3000억원 늘어 7월 3조6000억원보다 오히려 증가폭이 커졌다.
결국 이번 지표들은 반도체 수출 호황에 가려졌던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위험 요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득 개선의 온기가 가계 상환 능력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그리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실제로 꺾이는지는 앞으로 발표될 가계신용·주택가격 통계가 가늠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