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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관세 1586억 감면에도 식료품 10개 중 7개 가격 효과 미확인…정부 "유통 구조 영향"

물가를 잡으려고 관세를 깎아준 할당관세가 장바구니 가격까지 닿았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재정경제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2025년 할당관세 지원실적 및 효과분석' 보고서는 지난해 할당관세가 적용된 식료품 가운데 가격 자료가 있는 10개 품목에 감면된 관세가 1586억원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서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확인된 품목은 파인애플·망고·오렌지 3개뿐이었고, 나머지 7개 품목은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품목에서는 오히려 반대 방향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2026-10-23 07:43 장혜란 기자
자료사진: kcs_leejw X

물가를 잡으려고 관세를 깎아준 할당관세가 장바구니 가격까지 닿았는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재정경제부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2025년 할당관세 지원실적 및 효과분석' 보고서는 지난해 할당관세가 적용된 식료품 가운데 가격 자료가 있는 10개 품목에 감면된 관세가 1586억원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서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확인된 품목은 파인애플·망고·오렌지 3개뿐이었고, 나머지 7개 품목은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품목에서는 오히려 반대 방향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품목별로 보면 격차가 뚜렷하다. 감면액이 563억원으로 가장 컸던 바나나는 도매가격이 2024년 중반 kg당 2902원에서 지난해 12월 1919원으로 33.9% 내렸지만, 같은 달 소매가격은 3333원으로 최고치였던 3407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관세를 30%에서 5%로 낮춰 207억원을 감면한 설탕은 수입가격이 2024년 5월 고점보다 약 24% 낮아졌는데도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수입가격이 오를 때는 국내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지만 내릴 때는 늦게 반영되는 비대칭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했다. 라면 원료인 감자·변성전분은 177억원이 감면됐으나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6개월 누적 기준으로 소폭 올랐다.

정부는 같은 날 재정경제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명의의 보도설명자료를 내 해석을 달리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할당관세로 인한 수입가격 하락은 에너지, 수입과일, 사료 원료, 일부 산업용 원재료에서 국내 가격지표와 비교적 뚜렷한 양의 관계를 보였다는 점을 앞세웠다. 일부 식료품에서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국내 수급, 재고, 가공 단계, 유통마진, 시장 구조의 영향 때문이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식별되지 않았다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2월 집중관리 품목 지정과 반출 의무 위반 시 추천 취소 등을 담은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했고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논란은 관세청이 9월 9일 발표한 단속 결과와 겹쳐 읽어야 한다. 관세청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21개 수입업체를 조사해 10개 업체에서 5468억원 규모의 위반행위를 적발했고 이 가운데 탈세액은 586억원이라고 밝혔다. 바나나 수입업체 A사는 관세 인하분의 약 14%를 국내 도매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소고기를 보세구역에 최장 137일 보관한 사례도 나왔다. 다만 5468억원은 위반행위 규모이고 1586억원은 지난해 감면액이어서 조사 기간과 성격이 달라 합산하거나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없다. 관세청장은 15일 국정감사에서 총리 주관으로 관계 부처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쟁점은 세수를 포기하고 수입가격을 낮춰 주는 방식이 어느 품목에서, 어느 정도까지 소비자 부담 완화로 이어지는가이다. 보고서가 수입과일이나 에너지에서는 관계를 확인한 반면 일부 식료품에서는 식별하지 못한 만큼, 할당관세 전체가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정부 해명대로 다른 요인이 효과를 희석했다면 관세 감면만으로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점도 분명해진다. 임 의원이 요구한 것처럼 감면분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지 품목별로 추적해 공개하는 일이 제도 재점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원 대상 품목 선정과 사후 관리가 얼마나 정교해지는지가 향후 물가 대책의 신뢰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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