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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116달러로 반년 만에 최고…석유 최고가격제, 출구 조건은 더 멀어졌다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석유 최고가격제의 출구가 멀어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3.55달러(3.14%) 오른 배럴당 116.72달러에 마감해 4월 29일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3.27달러로 올랐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공급 우려가 상승 배경으로 거론된다.

2026-10-26 06:34 장혜란 기자
자료사진: Dquai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석유 최고가격제의 출구가 멀어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3.55달러(3.14%) 오른 배럴당 116.72달러에 마감해 4월 29일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3.27달러로 올랐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공급 우려가 상승 배경으로 거론된다.

그런데도 국내 주유소 가격은 정부 상한에 묶여 비교적 잠잠하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집계로 25일 보통휘발유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5.68원, 자동차용 경유는 1,841.70원이었다. 산업통상부는 17일 0시부터 4주간 적용하는 11차 최고가격을 정유사 공급가 기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동결했다. 6월 말 7차에서 150원 내린 뒤 4개월째 같은 값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경유 가격은 2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제도의 효과와 비용은 함께 읽어야 한다. 산업연구원이 22일 낸 분석은 오피넷의 주유소별 일별 자료 1,512개 표본으로 최고가격제 대상이 아닌 고급휘발유와 보통휘발유의 가격 차이를 비교했다. 7차 이후(6월 27일~9월 16일) 보통휘발유의 상대가격은 리터당 239.48원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는 실제 판매가 하락폭이 아니라 규제가 없었을 경우와의 상대적 차이이며, 연구원은 장기화에 따른 재정 부담과 에너지 절약 유인 약화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짚었다. 정부는 6개월 운영을 가정해 예비비 4조2천억원을, 4분기 연장분으로 내년 예산안에 1조4,497억원을 편성해 합계 5조6천억원을 넘는다.

출구 조건은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는 중동 전쟁 종료,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정상화, 국제유가의 90달러 수준 안착을 종료 검토 요건으로 제시해 왔는데, 브렌트유가 116달러대로 올라선 지금은 세 번째 요건과도 거리가 크다. 정부 당국자는 기준이 그대로인지 묻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렇지만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산업연구원은 판단 기준과 검토 시점을 공개하고, 취약가계와 필수 운송 분야를 선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단계적 출구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물가 부담은 가볍지 않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8월(3.1%)보다 둔화했지만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4.8% 올랐고, 한국은행은 22일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하면서 물가가 3% 내외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도를 풀면 억눌렸던 국제 가격 상승분이 소매가에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고, 유지하면 재정과 가격 구조의 왜곡 부담이 커지는 딜레마다. 국제유가가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가 걸리는 만큼, 이번 유가 급등이 국내 가격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다음 주 오피넷 집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로 내려와 수입 원유의 원화 부담을 일부 덜고 있다는 점은 완충 요인이지만, 유가 흐름이 이를 상쇄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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